어김없이 돌아왔다. ‘화이트데이’ 말이다. 참 난감하다. 사탕‧초콜릿을 주는 날이라지만,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걸로는 부족하단 걸 직감한다. 어려울수록 본질에 집중하자. 화이트데이의 본질은 ‘표현’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과 존중을 표현하는 날이다. 재미있는 건, 화이트데이를 창시한 일본에선 사탕이나 초콜릿이 아니라 ‘화이트’, 그러니까 흰색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이트 초콜릿이나 마시멜로 같이 하얗고 달콤한 걸 선물했던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단다. 하얀 선물로 사랑을 표현한다고? 뻔한 듯 것 같으면서도 왠지 신선한데?
화이트데이의 방점은 ‘화이트’에 찍혀있다.
Chap.1 순수함과 완벽함의 상징색으로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세요.
앞서 언급했듯, 일본에서 시작된 화이트데이는 ‘흰색’을 유독 강조하는 날이다. 물 건너오는 과정에서 고도의 마케팅 술법을 거쳐 ‘화이트데이=사탕’의 공식이 굳어졌지만, 원래는 하얀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흰색은 무엇을 의미할까? 가장 먼저 언급할 수 있는 의미는 순수함이다. 여러 문화권에서 흰색은 순결과 청결을 상징하며, 평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 여러 종교에서 흰색 의상을 통해 순결과 영적 순수함을 드러내며, 전쟁에서는 항복, 즉 평화의 의미로 흰색 깃발을 들기도 한다. 법정에서 흰색은 무죄의 상징으로 강조된다.
또한 흰색은 시작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하다. 결혼식장에서 신부가 입는 드레스 색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모든 색상의 광선이 합쳐졌을 때 창조되는 색이라는 측면에서 완전성과 완벽을 의미하는 색상으로도 여겨진다.
순수, 평화, 시작, 완전…어떤가. 당신의 사랑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징들 아닌가? 화이트데이에 흰색 선물을 선택함으로써, 당신의 사랑이 순수하고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할 수 있는 것이다. 사탕이나 초콜릿은 물론, 어떤 물질적 가치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진정성이다.
자, 그렇다면 화이트를 강조하면서도,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선물들을 차근차근 톱아보자.
Chap.2 “그거 아니? 흰색 튤립의 꽃말은 헌신적인 사랑이래”
꽃은 못해도 본전은 뽑는 선물이다. 설사 여자친구 혹은 부인에게 “돈 아깝게 뭘 이런 걸 사왔냐”고 타박을 듣는다 해도, 속에선 감동의 물결이 일고 있을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다. 여기에 오늘 우리가 이야기 나누고 있는 흰색의 의미까지 결들여진다면, 선물의 특별함은 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백에 적합한 흰색 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하얀 장미(White Rose): 하얀 장미는 순수한 사랑, 존경, 가치를 품은 꽃이다. 이성을 향해서는 진정한 사랑과 순결한 마음을 상징하며, 희망과 기대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 백합(Lily): 백합 중에서도 하얀 백합은 ‘마다가스카르 백합’ 혹은 ‘평화 백합’이라 불린다. 이 꽃은 순결과 헌신적인 사랑을 상징한다.
- 카네이션(Carnation): 스승의 날을 대표하는 꽃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하얀 카네이션은 순수한 사랑과 운명적인 사랑을 의미하기도 한다.
- 튤립(Tulip): 흰색 튤립은 순수한 사랑, 사과, 존경을 의미한다. 한 사람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 캐모마일(Chamomile): 캐모마일은 인내와 지속적인 사랑을 상징하며, 평화와 안정의 의미를 전달한다.
- 가드니아(Gardenia): 미국에서 개발한 장미의 종류인 가드니아는 순수함과 달콤한 사랑을 상징하며, 비밀스러운 사랑의 표현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하얀 장미는 진정한 사랑과 순결한 마음을 상징한다.
Chap.3 당신은 보석 같은 사람…그래서 준비했어요
자, 이번 화이트데이가 예년과 조금은 다르다면, 중대한 날을 앞두고 있거나 찐하게 고백해야할 타이밍이라면. 그래서 큰마음 먹고 지갑을 열 각오가 되어 있다면 하얀 보석에 도전해보자. 흰색 보석하면 진주 정도가 떠오르겠지만, 꽤 다양한 보석이 있고 각 보석의 느낌이나 성격도 제각각 다르다. 가격대 역시 천차만별이니 일반적인 가격을 저가, 중가, 고가로 나눠 나열해본다.
[저가]
- 오팔(Opal): 알의 흰자를 닮아 ‘단백석’이라고도 불리는 보석이다. 반짝이는 색상으로 창의력과 영감을 상징한다. 다행히 블랙 오팔이 가장 비싸고, 흰색 오팔은 비교적 저렴하다.
- 문스톤(Moonstone): 신비로운 광택과 함께 평화와 조화를 상징한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달빛처럼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여성성과 모성의 상징으로도 여겨지며,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이다.
- 화이트 토파즈(White Topaz): 명료함과 순결함을 상징하는 보석. 아름다우면서도 저렴하여 다이아몬드의 대체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달빛처럼 은은한 그대를 닮은 문스톤
[중가]
- 화이트 사파이어(White Sapphire): 투명도와 광택이 뛰어나며, 영적인 순수함과 지혜를 상징한다. 토파즈보다는 비싸지만, 다이아몬드 보다는 저렴해 ‘다이아의 대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 진주(Pearl): 기념일 선물로 인기가 많은 보석.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상징하며, 때론 청초함과 순결함을 나타내기도 한다.
[고가]
- 다이아몬드(Diamond): 설명이 필요 없는 보석 중의 보석. 투명하고 광택이 나는 이 보석은 사랑과 헌신의 상징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내구성이 월등하기 때문에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선물의 대명사로 통한다.
Chap.4: 일상에 흰색을 입히면, 그게 바로 화이트데이 선물
비단 꽃과 보석이 아니더라도, 하얀색을 강조하는 선물은 많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패션 잡화다. 의류는 물론이고 핸드백, 지갑, 벨트, 신발, 모자 등도 흰색이라면 세련되고 우아함을 강조하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심지어 흰색 테의 안경도 센스 넘치는 선물이 된다.
선물 선택 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역시 상대방의 취향과 필요일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가정적이면서도 실용적이라면, 흰색 머그잔이나 식기류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아이템이기 때문에, 볼 때마다 떠올릴 수 있는 선물로는 효과 만점이다.
하얀 머그잔은 심플하지만 임팩트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
선물을 받는 당사자가 학업에 열중하고 있거나, 상급 학교로의 진학이 예정돼 있다면 흰색 태블릿이나 노트북도 선택의 범주에 포함된다. 여기에 더해 깔끔하고 모던한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의 전자 제품도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선물이 될 수 있다.